좋아하는 시 3개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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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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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 황동규 ‘즐거운 편지’
인생을 꼭 이해할 필요는 없다
인생은 축제와 같은 것
하루하루를 일어나는 그대로 맞이하라
길을 걷는 아이가 바람이 불 때마다
꽃잎들의 선물을 받아들이듯
아이는 꽃잎을 모아 간직하는 일에는
관심이 없다
머리카락에 행복하게 머문 꽃잎들을
가볍게 떼어 내고
아름다운 젊은 시절을 맞이하며
새로운 꽃잎으로 손을 내밀 뿐
-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인생’ (류시화 옮김)
언제나 이타카를 마음에 두라
너의 목표는 그곳에 이르는 것이니
그러나 서두르지는 마라
비록 네 갈 길이 오래더라도
늙고 나서야 그 섬에 이르는 것이 더 나으니
길 위에서 너는 이미 풍요로워졌으니
이타카가 너를 더 풍요롭게 해주기를 기대하지 마라.
이타카는 아름다운 모험을 선사했고
이타카가 없었다면 네 여정은 시작되지도 않았으리니
이제 이타카는 너에게 줄 것이 하나도 없다.
- 콘스탄티노스 카바피 ‘이타카’ 中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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