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나는 없었다

봄에 나는 없었다, 애거서 크리스티, 포레

감상

  • 3장

    첫부분에 조앤이 사막에서 편지를 쓰는 장면이 묘사된다.
    3통의 편지에 자신이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맞아 사막 한가운데에 발이 잠시 묶였다는 내용과 뜻밖의 여유를 즐기는 지금이 행복하다는 내용 등이 들어갔다. 같은 내용을 약간씩 고쳐 쓰면서 세 사람에게 보낼 편지들… 인스타그램 같다는 생각을 한다. 보여주기 위한?
    내가 지금 기록하는 것 또한 그것의 일종일까??
    내 앞에 놓인 시간을 즐기자.
    그냥 그렇구나 할 수 있는 구절이었음에도 잠시 멈춰 생각을 하게된건 아마 그 앞에 조앤이 남편 로드니가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싶은 농장일이 아닌 변호사를 하도록 종용했기 때문인것 같다.
    아마 작가는 이러한 일련의 묘사를 통해 조앤 내면의 합리의 탈을 쓴 과시욕과 허영을 부각시키고 싶은 것 같다.

    중반부를 읽고 있다.
    조앤이 딱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그녀는 그녀 나름의 방법으로 가족들을 위해 헌신을 했지만, 가족들은 묘하게 조앤을 불편하게 여기는 듯 하다.
    딸 바버라의 행동에서 그런 인상을 받았다.
    그녀를 배웅하고 플렛폼을 뜨는 로드니의 뒷모습에 대한 묘사에서 어림풋한 느낌이 확신으로 변했다.

    허영이란 단어로 그녀의 행동을 정리하기엔 너무 가혹한 것 같다.
    그녀 또한 그녀가 믿는 무언가를 위해 이해를 초월한 헌신을 한 것이다.
    옳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너무 맹목적으로 추종한 것이 아닐까?

  • p.150

    작가의 구도를 만드는 솜씨에 감탄했다.
    20살 연상의 유부남 의사와 사랑의 도피를 하겠다는 에이버린과 부모님의 대립에서
    아버지인 로드니가 에이버린에게 서제로 가서 이야기하자고 한다.
    그러나 어머니인 조앤이 자신도 가겠다고 하지만, 로드니는 둘이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단호하게 이야기한다.
    여기에 에이버린은 어머니도 들을 자격이 있다며 조앤를 끌어들여 갈등의 전선을 확장한다.

    평소에 에이버린이 조앤을 배척했던 모습과 조앤과 로드니의 훈육방법 차이 등의 갈등관계들이 한 장소에 모이게된다.
    여기서 로드니는 3자 대면의 상황을 침착하고 논리적이게 조앤의 신경을 거스르지 않으며
    에이버린이 사랑의 도피를 하면 안되는 이유를 스스로 인정하게 만든다.
    이야기 주변에 머물며 존재감이 적던 로드니가 빛났다.

    묘사를 되게 못했지만… 암튼 읽어보면 감탄할 만한 장면이다.

  • 8장

    7장 부터 로드니의 리더쉽이 부각된다. 닦달하지 않고 인내하며 기다려준다.
    자신의 판단 결과를 성급하게 내비치지 않으며 섣부른 판단으로 만들어진 의지를 관철시키려 하지 않는다.
    사랑하는 사람을 그 사람 그대로 사랑한다.
    편안함, 존중 자식들과 사람들이 로드니를 좋아하는 이유로 보인다.
    그 순간 옳고 그르고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시각으로 사안을 바라본다.
    상황에 젖어들지 않는다.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결국 로드니의 판단이 옳았다는 것을 작가는 부각시킨다.
    근데 왜 엄마 생각이 나지???

    고집센 사람을 두고 에고가 강하다고 한다면,
    로드니의 에고는 부드럽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뭔가 약하다는 유약함으로 비쳐진다. 유약함과는 거리가 있는데 차이가 뭘까? - 오늘 토론때 물어봐야지)

  • 10장

    1장 부터 9장까지 조앤의 회상을 통해 그녀의 관점에서 들여다보았던 사건들이 하나 둘 씩 그녀에 의해 객관성을 가지고 다시 분석된다.

  • 에필로그

    묘사가 정말 놀랍다.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다.
책 내용도 내용이지만, 글로 대강 생각들을 정리하며 떠올렸던 과거의 기억들, 그리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사랑.

긴 여운이 남는다.

발제

  1. 개인적인 관점에서 볼 때, 인식하지 못했던 부정적 진실을 직시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크다. [찬성: 실이 더 크다. / 반대 : 득이 더 크다. ] (토론)

  2. 특정한(일시적인) 사건을 계기로 사람이 바뀌는가. (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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