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잡기

“틀”이라는 단어는 여러가 가지 의미를 담고 사용된다. 그중 어떤 분야에서 관례적으로 굳어진 행동으로서 틀로 범위를 좁히고, 그 범위에도 여러 속성의 틀 들로 나누어지는데 예를 들어 비효율적이나 상대에 대한 존중 표현을 위한 틀이 있을 것이고, 충분히 효율적이라고 생각되어 개선의 노력이 이루어지지 않아 그대로 굳어진 틀, 아무런 효율 비효율에 대한 속성 없이 남들 하니까 하는 틀 등이 있을 것이다. 이 범주의 틀의 공통적인 속성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관례적 사고나 행동 양식이며 그것을 거스를 시도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바로 뒤에서 다룰 틀은 방금 언급된 공통점을 말한다.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방법을 생각해 보겠다.

본질

어떤 분야의 본질을 파악하면 같은 분야의 아직 접근하지 못했던 다른 영역에 대한 선행 지식을 습득한 것과 마찬가지가 된다. 이를 이 본질을 파악하는 능력을 통찰력이라고 하는 것 같다. 통찰의 수준에 따라 파악할 수 있는 본질의 크기도 다른데 현상 자체에 대한 파악은 표면적인 수준이며, 이에 대한 파악은 본질을 파악했다고 하기보단 단순히 어떤 분야의 현상을 인식했다고 할 수 있다. 개별 케이스에 대한 단순한 암기가 그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피상적인 현상에 대한 인식에서 본질로 한 걸음 나아갈수록 파악한 지식을 적용할 현상들이 늘어난다. 한 가지 더 재미있는 점은 본질끼리는 통한다는 점이다. 어떤 분야의 하나의 현상을 보고 그 분야의 본질을 단박에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많은 분야에서 본질은 서로 유사점을 공유하기 때문에 다른 분야에서 본질을 습득한 사람은 비슷한 다른 분야는 물론이고 때로는 전혀 관련 없어 보이는 분야에서도 소수의 현상을 보고 그 본질을 파악하는 것이 가능하다.

본질에 가까워질수록 추상적인 지식이 되고, 언어로(직관적이게) 표현할 수 있는 영역에서 멀어진다. 일반적으로 피상적인 지식에 가까울수록 언어로 표현되는 것이 쉽고(전달하는 것이 쉽고) 추상적인 지식에 가까울수록 지식이 입체적인 모습을 갖기에 그것에 대해 묘사하는 것은 다양한 방법과 현상으로 그것의 모습에 대해 표현해야 한다. 다시 말해 언어를 일종의 사진기로 본다면 언어가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일면의 모습이고, 추상적인 지식일수록 입체적인 모습을 갖기에 여러 방면에서 사진을 찍어서 보여 주어야만 그 지식에 다가가는 것이 가능하다. 본질의 입체성은 그것에 대한 포착을 어렵게 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추상적일수록 입체적인 모습을 띄게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 형태가 모호해진다. 입체성을 띠면서 투명해지고 경계가 희미해진다고 할 수 있다. 피상적인 지식은 평면적이며 분명하고, 본질에 가까운 지식은 입체적이며 모호하다. 따라서 여러 분명하고 평면적인 지식들이 공통적으로 보유하는 본질은 어찌 보면 입체적이고, 모호한 것이 당연할 수 있겠다. 모호성 또한 포착하려는 시도가 오도된 결과를 가져올 수 있게 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종합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어떤 분야의 본질에 가까운 지식일수록 모호해지고, 입체적인 모습을 갖기에 같은 분야의 아직 탐색되지 않은 수많은 현상에 대한 선행지식이 되어 그것들을 마주하지 않고도 상상으로 만들어 내는 것을 가능하게 해준다. 어떤 분야에서 충분히 추상적인 본질을 파악했으며, 그것을 아직 시도되지 않은 방향으로 실체화 시킬 약간의 창의력이 있다면 그 분야 또는 그것이 사용될 수 있는 다른 분야에서 아직 누구도 마주하지 않았던 현상과 상상으로 마주하는 것이 가능하다. 프로그래밍을 예로 들어 for 문의 본질, if 문의 본질 변수 대입의 본질과 그 연산 비용에 대해 감을 갖고 있다면 알고리즘에 대한 공부가 없이 4가지의 본질을 가지고도 알고리즘의 본질에 접근할 수 있으며, 현상 없이 본질만 갖고 그것의 현상을 만들려는 시도들은 방향성이 없기에 방황할 수 있으나 누구도 시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뻗어나갈 수 있게 해준다

다음 글은 궁극의 본질에 대한 고찰이란 주제로 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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